★★★★

Hiromi의 앨범 Spectrum
(발매: 2019년 9월 18일, web: http://www.hiromiuehara.com/)을 리뷰합니다.
네이버뮤직과 YouTube로 들었습니다.

Spectrum

앨범커버는 약간 우스꽝스럽고, 어떻게 보면 촌스럽기까지 하네요. 요새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보노보노 powerpoint 슬라이드를 보는 듯 한 느낌이 먼저 들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스펙트럼의 배경에 Hiromi의 서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들고 있는 풍선들도 스펙트럼에 맞게 다양한 색깔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물체들, 다양한 글씨체의 “Spectrum” 알파벳이 Hiromi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무채색이라 배경의 스펙트럼과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때문에, 게다가 앨범 제목부터 이미 Spectrum 이기 때문에, Hiromi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양한 악기로 할 거란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앨범을 들으면 그 예상이 무참하게 박살납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앨범은 솔로 피아노 앨범입니다. 항상 날이 선듯한 (발라드에서나 왈츠에서도!) 건반 터치를 다양한 장르에서 보여주는 앨범이고, 솔로 피아노에서의 Hiromi의 장점을 그대로 들려주는 앨범입니다. 워낙에 손과 귀가 좋은 아티스트이면서, 솔로 피아노로도 큰 스케일의 음악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로 이미 여러 공연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능력을 의심할 여지없이 기대하면서 들을 수 있겠습니다.

Spectrum에 맞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보여준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딱히 이 곡이 이 앨범을 대표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곡이 없습니다. 두 곡을 리뷰해 볼 텐데, Whiteout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 Blackbird를 해 보겠습니다. 그 전에 한 곡씩, 한 두문장으로 Hiromi의 예전앨범에 빗대어 요약을 해 보자면,
* Kaleidoscope는 Alive 앨범과 Place to be 에서의 Hiromi를 생각나게 하는 곡인데, 조금씩 theme를 변경해가며 즉흥연주를 해나가는 해당 앨범들의 곡 컨셉을 빼닮은 것 같습니다.
* Yellow Wurlitzer Blues는 정말 “Hiromi같은” 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블루스입니다. 리듬감과 터치감이 딱 Hiromi이고, Hiromi의 lick이 정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 앨범의 제목과도 같은 Spectrum은 Time Control 앨범을 연상케하네요. 이 곡은 theme은 일정하되 주요템포를 바꿔가며 긴장감을 한껏 불어넣는 연주를합니다.
* Mr. C. C. 는 Place to be 앨범의 Vegas 곡들이나 그 당시 곡인 the tom and jerry show를 떠올리게합니다. 그 느낌의 대부분은 하나같이 아주 빠른 오른손연주에 래그타임의 느낌을 불어넣는 왼손컴핑을 썼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이런 식으로 Hiromi는 옛날 jazz 느낌을 자기식으로 해석하는 걸 시도했었습니다.
* Once in a blue moon은 꽤 판정하기 힘드네요. Hiromi의 음악에서 재즈 같은 느낌을 쏙 뺐다는 느낌인데, 어떤 때는 Green Tea Farm 같기도, 어떤 때는 몰아치는 수준이 Player 같기도 합니다.
* Rhapsody in Various Shades of Blue (Medley). 이건 이것저것 섞여있습니다. 놀랍게도 플레이타임이 22분이라, Hiromi의 음악을 끊김없이 마음껏 들을 수있는 곡입니다.
* Sepia effect는 Haze라는 곡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 멜로디 밑의 수많은 노트들이 얼마나 섬세하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인지 알게 합니다.

  • Whiteout

제가 이 곡을 리뷰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Hiromi 곡들 중에 가장 클래식의 냄새가 짙은 Hiromi가 아닌가 싶어서였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대부분의 곡이 이전 Hiromi의 앨범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음악을 한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앨범이 Spectrum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이전의 Hiromi가 떠오르지 않네요. 피아노 터치도 이전과는 매우 다른 듯합니다.
Hiromi 자신의 주법에서 나오는 터치감이 다른사람과는 아주 다르게 독특합니다. 뛰어난 아티스트인 것은 분명한데, 최근에 들은 Hiromi는 같은 세션으로 계속 앨범을 내서인지 많이 고착화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 처음 Hiromi를 들었을 때는 피아노로 이런 소리도 낼 수 있구나 싶었죠.  그리고 그 터치감은 이 곡의 시간에서도 반 이상에서 분명히 살아있는데, 나머지는 아주 클래식 피아노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가장 앞 부분의 2분 40초정도가 그랬습니다. 이 앨범의 제목인 Spectrum에 이 곡의 기여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 Blackbird

이 곡은 앨범의 선공개곡이기도 했습니다. Blackbird는 비틀즈의 1968년 곡이자, Brad Mehldau의 여러차례 연주로 알려진 곡입니다. 원곡 자체의 구조가 아주 훌륭해서 그 누구도 원곡의 방향을 크게 바꿔놓지 않았고, Hiromi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드에서도 몇가지 주된 텐션노트를 사용했지만 코드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생각했습니다.
3분 45초부터, 이 멜로디를 이런 코드로 진행시킬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얼른 따야겠다고 마음 먹어놓고 아직도 안따고 있지만, YouTube의 어느 채널에 Hiromi 버전의 Transcription도 있으니 이걸 보고따도 좋을 듯 합니다.
이렇게, Hiromi의 기존곡 커버들은 정말 상상력을 많이 자극시킵니다. 이번에는 원곡의 템포를 그대로 가져가긴 했지만 코드 진행에서 역작을 보여준 것 같고, Clair de lune (드뷔시의 작품 맞습니다)을 들을 때는 도입부부터 이런 느낌을 받았다가 아주 다른 곡을 보여주어 뒤통수를 후려맞은 것 같았습니다.

흥미로운 요소가 있었다! 는 곡은 리뷰한 두 곡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여지껏 Hiromi가 보여줬던 앨범들의 “Hiromi 스러운” 요소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아마 솔로 피아노로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을겁니다. 제가 Hiromi를 처음 들었을 때 그랬고,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때 그런 반응을 목격했습니다. 이건 제가 Hiromi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으로 판단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의 곡들의 조합에 Spectrum이라는 제목이 어울리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됩니다. Spectrum이라고 하기엔 피아노 하나만 쓰였으니, 음악의 Spectrum이라기 보다는 Hiromi가 표현할 수 있는 범주의 Spectrum이라고 판단하는 게 맞겠고, 그러면 앨범 제목이 Hiromism?! 같은 게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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