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ded Tzur의 앨범 Here Be Dragons (발매: 2020년 2월 28일, web: [Homepage], [ECM Catalogue]) 를 리뷰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직접 구매하여 들었습니다.

앨범 커버는 밤 하늘의 배경에, 근경에 식물이 하나 있고 그 중간에 나무가 크게 몇그루, 그리고 그 뒤에는 알 수 없는 백색광이 있는 사진입니다. 백색광 형태로 봐선 일부러 노출을 많이 시키고 조금 이동한 것 같네요. 아마, Here Be Dragons라는 말을 새겨보면 신비스러움의 상징인 달이라고 짐작이 되네요. 앨범 제목인 Here Be Dragons는 원래 없던 말이 아니고, 중세 쯤의 지도에 아주 위험하고 신비스럽게 여겨지는 장소에 신화를 섞은 표현으로, 마치 “여기에 용 있음”을 나타내는 마킹이었습니다. 그런 것을 고려해보면 이 앨범커버는 제목과도 연결되듯이, 자연상태의 신비스럽게 여겨지는 (위험함도 공존하는) 공간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합니다.
사용된 악기는 색소폰 + 피아노 트리오의 색소폰 쿼텟입니다. 이것으로 신비스러운 느낌을 어떻게 주었을 까로 생각을 해 보면 앨범의 음악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면이 있는데, 확실히 그런 곡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곡도 있었습니다. 특히 어떤 곡은 지금 이 리뷰를 쓴 이후로도 계속 반복하여 들을 것 같네요.
이 조합의 신비스러운 곡이라면, 느릿한 발라드 풍에, 코드도 아주 어렵지 않게 진행할 겁니다. 대신 박자감에서 아주 여유롭게 솔로잉할 것 같고, 왠지 드럼은 브러쉬로 양념해줄 것 같고, 베이스 플레이어가 더 적극적인 그런 곡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말한 것처럼 확실히 그런 곡이 있습니다. 초반의 여러 곡 (Here Be Dragons, To Hold Your Hand, 20 Years, Miniature Series) 이 다 그렇죠. 곡의 제목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Here Be Dragons
- To Hold Your Hand
- 20 Years
- Miniature 1
- Miniature 2
- Miniature 3
- The Dream
- Can’t Help Falling in Love
일단 YouTube에 나와있는 곡이 Here Be Dragons 밖에 없고, 나머지는 YouTube Premium으로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Here Be Dragons 로 설명을 조금 붙이고, The Dream에 대해 느낀 것도 끄적여 보겠습니다.
- Here Be Dragons
처음 한 5초동안 소리가 안나와서 어디 잘못됬나 살펴보면 곡이 시작합니다. 아주 느릿한 발라드이고, 부드러운 색소폰 소리와 베이스로 시작하고, 피아노가 조금씩 끼어들어오면서 도입부가 시작됩니다. 멜로디 전개도 그렇고, 색소폰의 호흡이 딱 신비스러움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컨셉이 확실한 앨범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곡을 예상했고, 예상대로 정확히 표현해준 곡이었습니다. 이전 리뷰들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이, 음악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앨범이 하나의 작품이라면 컨셉에 대한 일관성도 크게 중요하죠. 그래야 “이 앨범이 이런 앨범이다”라는 개념을 확실히 할 수 있고요. Miniature series까지 모두 이런 컨셉이지만, 그 신비스러움에 대한 표현이 제각기 조금씩 다릅니다. 생각 없이 혹은 생각하며 쭉 들어보면 좋습니다. - The Dream
이 곡에서 컨셉을 살짝 비틀었습니다. 신비스러운 멜로디는 그대로 유지하나, 리듬을 미디엄 템포로 6박으로 맞추었습니다. 그보다 신기한건 베이스와 드럼이 맞추는 것 같다가도 대부분 너무 맞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ㅋㅋ). 보통 밴드플레이라면, 심지어 프리재즈를 제외한 많은 재즈에서도, 베이스와 드럼의 합의점은 꽤 잘 보이는 편입니다. 보통 이 두 세션이 리듬의 중심을 이루고 들어가는데 여기선 의도한 엇갈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 즉흥인 것 같지도 않은 것이, 같이 들어가는 멜로디와 또 다른 엇갈림을 보여주고 있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가 주는 느낌이 리듬에서 올라오는 신비스러움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아티스트의 역작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사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앨범이었습니다. 자칫 하나의 컨셉만 있었다면 지루할 뻔 했으나 (앨범의 의도가 그것이었다 해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지루함을 깨주는 부분도 있어 앨범의 스토리텔링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특히 멜로디적인 부분에서 색소포니스트 Oded Tzur의 능숙함(첫 앨범이지만)이 많이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재즈하면 어느정도 리듬있는 곡을 생각하는데, 이런 앨범들도 재즈의 첨단에서 많이 발전시켜주고 있어 소수가 즐기는 음악이어도 음악성으로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고, 살아남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아티스트를 한 명 더 알게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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