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rk Strakhof, Volker Kottenhahn, Johannes Bockholt의 앨범
Neuköllner Chromatik(발매: 2019년 8월 1일)을 리뷰합니다.
YouTube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들었습니다.

앨범 커버의 그림에서는 위처럼 특색있는 컬러 사용과 다각형을 이용한 추상화가 돋보입니다. 언뜻 자세히 살펴보면 건물들을 위 혹은 아래에서 살펴본 것 같은 다양한 시각에서의 도심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고, 이 다각형들이 빽빽하게 구석구석 들어차있어 오히려 무지개 같은 부채꼴의 다각형이 숨쉴 틈을 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주로 빨강, 주황, 황색 계열의 색채이지만 곳곳에 청색을 섞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걸 처음 봤을 때, 처음엔 다양한 리듬의 곡이 나오지 않을 까 생각했습니다. 재즈 뿐만 아니라 음악에서 사용되는 주된 리듬인 3박, 4박자나 혹은 이상한 odd number들이 다각형에 매칭되는 관점은 이제는 조금 식상할수도 있는, 하지만 늘 음악 portrait에 잘 사용되는 그런 개념이어서요.
악기 구성은 트리오입니다. 중간에 들어보면 베이스가 현을 퉁기면서 하고 활을 켜는 부분이 나오기도해서 완전 동시녹음 같지는 않게 들립니다. 그런 주법이 있는데 제가 모르는 것이라면 반성해야겠네요.
총 10곡이 수록되어있으며, 처음부터 Evening Breeze, Poodle in the Puddle, Opposite Blues, Dianas, Gelber Oktober, Sphärensalat, Orkan, Paradiesvogel, Neuköllner Chromatik, Blooming 입니다. 곡 전체에서 피아노 부분, 코드 진행에 있어서 어려운 보이싱을 넣어놓아 긴장감을 높이 끌어올려놓았습니다. 또한 전체 곡 분위기 측면에서는 어두운 코드진행을 선택하여 일관성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리듬감이 느껴졌고, 특정 곡 (Orkan)의 경우 부분적으로 리듬감을 배제하며 긴장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베이스와 피아노가 적극적으로 인터플레이를 이루며 멜로디와 솔로를 만들어 나갔고, 드럼과 베이스가 충실히 받쳐주었네요. 꽤 신선하다고 느꼈지만 아주 조그마한 부분들에서는 아주 식상한 릭들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늘 하던 것처럼 인상적이었던 두 곡을 더 디테일하게 보겠습니다.
- Opposite Blues
텐션섞인 담담한 4박의 정박 피아노 컴핑과 드럼위에 베이스가 아주 끈적한 멜로디(혹은 솔로..)를 넣어가며 곡을 시작합니다. 베이스의 것이 좀 더 멜로딕하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살짝은 들지만, 그러면 또 이런 즉흥적인 솔로를 따라가는 맛이 사라질테니 그건 곡 구성 나름이겠습니다. 중간중간에 드럼이 베이스를 들어주며 박자를 맞춰준다는 것이 아주 많이 느껴져서, 그 인터플레이가 이 곡의 방향성을 맞춰주는 것 같아 더욱 집중하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3분 이후부터는 피아노가 그 위에서 더 뛰어놀고, 베이스는 꽤 정해진 박자를 타기 시작합니다. 피아노는 전에없던 드러운(?) 보이싱을 섞어가며 텐션을 한껏 끌어올려 놓고, 그렇게 끌어올려진 텐션 안에서 긴장/이완을 하고 있습니다.
곡 이름이 Opposite Blues입니다. 어떻게 해석할 지는 각자 나름이겠지만, 이 곡이 전형성을 완전히 무시해버렸단 측면에서도 이 곡 제목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곡이 좋은 곡이 될 수 있겠지요.
- Orkan
이 곡의 제목은 영어로하면 Hurricane 입니다. 독일인들이니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처음부터는 리듬없이 피아노가 분위기만 끌어가다가, 2분쯤 부터 리듬을 넣고 다른 악기들이 들어오면서 좋은 멜로디가 들리더니 난잡해지기(+텐션이 더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제목답게, 피아노는 슥 뒤로 물러나고 베이스와 드럼이 아주 난잡함을 표현합니다. 특히 드럼이 아주 많이 굴려주면서 분위기가 아주 곡목과 같이 혼잡해지기 시작합니다. 누가 들어도 이걸 허리케인이라고 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4분 20초 쯤 부터 다시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피아노가 다시 앞으로 나오고, 다시 리듬을 찾아오더니, 5분 25초 쯤 부터는 아주 정돈된 형태로 피아노와 베이스의 듀오로 끝나게 됩니다.
이 곡이 의미있었던 것은 암호같았던 다른 곡들의 “제목-곡분위기” 매칭에 비해 이 곡은 꽤 직관적이면서도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물론 앨범 커버를 잘 나타내는 곡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앨범 전체의 일관성 측면에서는 딱히 떨어져있지도 않으면서, 다른 곡들의 암호같은 해석가능성에 비해 이 곡은 아주 설명하기 좋은 곡이기도 하거든요.
이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곡 구성적인 면을 보면, 기승전결이 있긴하지만 그 굴곡이 아주 급격하지는 않습니다. 텐션은 아주 높은 형태로 긴장/이완이 자잘하게 들어있는 형태인 것 같네요. 때문에 대중성과는 꽤 떨어져있습니다. 특히 솔로 부분들에선 아마도 대중은 대체 이 음을 왜 써서 좋을만한 멜로디를 망쳐놓는지 의문을 가지겠죠.
앨범이 왜 Out of Print라는 밴드 이름으로 나오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사일수도, 제작사와의 소통문제일수도 있겠는데, 앨범커버에 원래 out of print 가 있었다가 그 부분을 잘라내버려서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부분이었습니다. 원래 앨범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앨범 제목으로 검색해보시면 바로 확대된 버전이 나옵니다.
총평으로, 앨범 내 음악 자체가 일관적이어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었는지는 이해가 쉽게 가고 공감을 할 수 있었으나, 어떤 명확한 메세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게다가 리뷰하지 않은 여러 곡에서 꽤 비슷한 솔로나 흐름이 들려 곡의 특색 자체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연주력이야 말할 것도 없겠으나, 각 곡마다 좀 더 전달하려는 것이 두드러지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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