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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 Mehldau의 After Bach 앨범발매: 18년 3월 9일, 녹음: Nonesuch Records Inc., web: http://www.nonesuch.com/albums/after-bach 입니다. 포스팅일 기준 이틀 전에 발매된 따끈따끈한 앨범입니다. Brad Mehldau를 너무 좋아해서 나오자 마자 들었는데 녹음을 맡은 레코드사가 이전 포스팅인 Tigran Hamasyan의 앨범의 레코드사와 같네요. Naver Music 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들었습니다.
앨범 제목에서부터 바로 보이듯이, 클래식 음악의 거장(이자, 제 생각엔 클래식 음악에서 improvisation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사람인) 바흐에 대한 앨범입니다. 바흐는 워낙 거장이기 때문에 굳이 외국어로 표기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바흐 음악에서는 The Well-Tempered Clavier에서 네 개의 prelude와 한 개의 fugue 를, 자신의 original은 7개를 담고 있으며, 타이틀 곡은 After Bach: Rondo 입니다. (아래) 들으면서 포스팅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앨범 커버는 기하학적인 spiral 형태의 계단을 아래에서 위로 찍은 것이고, 위의 유튜브 영상에 쓰인 사진이 그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바흐의 음악(과 Brad Mehldau의 음악)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클래식 피아노 중에서도 대단히 즉흥적이라고 생각하고, 이로인해 몰입하면 할 수록 더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 바흐를 들었던 초등학교 때는 ‘이런게 거장인가..?’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었는데, 다른 장르를 많이 접한 이후로는 바흐가 진짜 대단하단 걸 많이 느꼈습니다.
또한 이 앨범 커버를 보면서 음악을 들으며 드는 생각은, 과거의 ‘많은 거장들의 발자취(~계단의 아랫부분이자 건물의 기초부분)’를 현재 혹은 미래의 음악들이 많이 닮아가며, 디테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음악은 계승되는 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앨범 커버네요.
앨범 전체적으로 ‘많이 바흐같다’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바흐 곡들의 ‘차분하면서도 의미있는 노트와 의미있는 배열’들을 이를 잘 살린 Brad Mehldau의 터치가 많이 돋보이고, Brad Mehldau의 곡들에서는 바흐 곡들에서 느낀 점들이 고스란히 Brad Mehldau의 언어로 잘 녹아들어있습니다. 앨범 제목 After Bach 답게, 앨범 리스트 자체도 ‘바흐 – after bach’ 의 연속입니다. 거의 확신에 가까운 추측으로, 앞선 바흐곡들에 대해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Brad Mehldau 식으로 담아놓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워낙 Brad Mehldau를 워낙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번엔 즉흥성은 좋지만 연주 자체에서 신선함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Brad Mehldau 의 전작인 Mehliana 앨범에선 ‘이 사람이 인류 최강이구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름이 돋았었지만, 이건 그런 신선함은 빼고 클래시컬하게 구성한 앨범이네요. 하지만 앨범 구성과 의미면에서라도 무슨 상을 받아도 받을 것 같군요. 당연하게도, 피아노 솔로만 있는 앨범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타이틀 곡인 After Bach: Rondo, After Bach: Dream와 Prayer for Healing 세 곡을 세부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바흐 곡들은 워낙 해석도 많고 유명해서 (손 대기도 두렵고) Brad Mehldau original만 봅니다.
- After Bach: Rondo
처음 도입부부터 인상적이네요. 5박자에 오묘한 왼손 멜로디 라인이 마치 오른손이 뭘 쳐도 느낌을 만들어내줄 것 같은, 적나라하게 바흐같은 느낌을 보여줍니다. 일말의 syncopation없이 왼손과 오른손의 라인만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런 형태는, 과거에 Brad Mehldau가 했던 많은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Brad Mehldau의 특기이자, 이런 음악들에 대해서 Brad Mehldau 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이고요.
Jazz 라고 하면 Improvisation, off-beat, 재즈 특유의 voicing, phrasing 등이 그 특징이라고 하겠는데, 여기서 off-beat가 쏙 빠진 느낌으로 신선하게 접근한게 Brad Mehldau의 의의라고 지인들에게 많이 얘기했는데, 딱 이런 곡이 그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감히 흉내내기에도 버거운. Brad Mehldau하면 많이들 blackbird와 같은 느낌을 떠올리는데, 딱 그런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After Bach: Dream
제 생각에 이 앨범에서 가장 몰입감이 좋은 곡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많은 Brad Mehldau곡들이 몰아치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이 들면 이 곡이 굉장히 듣기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몰아칠 때 왜 몰아치는지 알게 해주는 곡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몰입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즉흥곡이라는 걸 의심할 수 없는게 만드는 점들은, 굉장히 박자가 변칙적이라는 점과 특정 멜로디라인에 구속된 곡이 아니라 오로지 일관된 느낌만을 끌고 가는 점들입니다. 제가 즉흥에 반한 결정적인 계기가 Brad Mehldau 였는데, 그 느낌을 여기서 여실히 보여주네요. 이 곡만큼은 저에겐 만점입니다. - Prayer for Healing
Brad Mehldau식 발라드가 대부분 이런 느낌입니다. 기도하는 느낌으로, 혹은 명상할 때 들으면 엄청 집중하기에 좋겠네요. 이런거 보면 제목이나 앨범 컨셉 또한 기막히게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코드 프로그레션을 도저히 알 수 없지만 기막힌 코드 전환이 이 곡에 숨어있는데, 이 코드 흐름을 따라가려고 하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습니다.
Brad Mehldau는 현시대 재즈 피아니스트 중 거장 중 거장입니다. 한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Keith Jarrett 의 아류 아니냐는 혹평도 있었는데, 이를 가볍게 제압(?)하는 Brad Mehldau만의 스타일이 드러나자 이젠 Brad Mehldau 를 모방하는 아티스트들이 유명해지고 있을 정도로 거장입니다. Discography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https://www.bradmehldau.com/brad/)
DISCOGRAPHY:
As a Leader/Solo:
Blues and Ballads (2016)
10 Years Live (2015)
Where Do You Start (2012)
Ode (2012)
Live in Marciac (2011)
Highway Rider (2010)
Trio Live (2008)
House on Hill (2006)
Day Is Done (2005)
Live In Tokyo (2004)
Anything Goes (2004)
Largo (2002)
Art of the Trio V – Progressions (2001)
Places (2000)
Art of the Trio IV – Back at the Vanguard (1999)
Elegiac Cycle /“Solo Piano Music” (1999)
Art of the Trio III – Songs (1998)
Art of the Trio II – Live at the Vanguard (1998)
Art of the Trio (1997)
Introducing Brad Mehldau (1995)
As a Co-Leader:
Nearness with Joshua Redman (2011-2012)
Mehliana: Taming the Dragon (2013)
Modern Music (2011)
Konitz/Mehldau/Haden/Motian – Live at Birdland (2010)
Anne Sofie Von Otter and Brad Mehldau – Love Songs (2010)
Metheny Mehldau Quartet (2007)
Brad Mehldau and Renée Fleming – Love Sublime (2006)
Metheny Mehldau (2006)
전 위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추천하지 않는 앨범이 없습니다. 가장 추천하는건, Brad Mehldau를 충분히 들었을 때의 Mehliana: Taming the Dragon 앨범과, 그 다음으로는 House on Hill 앨범입니다만, 이도 벌써 각각 5년, 12년이 지났네요.
특히 Brad Mehldau는 Critics 사이에서 많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만큼 음악적 이해도가 높을 수록 더 많이 보이는 아티스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설명하기 너무 벅차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Brad Mehldau가 해왔던 음악들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고, 바흐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고, 그 둘의 음악적 연관관계도 필요합니다. 설명하기에는 벅찼지만, 분명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앨범입니다. Brad Mehldau는 항상 cutting edge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늘 기대가 되는 아티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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