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ai Maestro의 앨범 The Dream Thief
(발매: 2018년 9월 28일, web: https://www.shaimaestro.com/)을
리뷰해 봅니다. 네이버 뮤직에서 스트리밍으로 들었습니다.

이 앨범의 커버는 무채색에 가까운 파란색을 사용했고, 세로방향으로는 검은 나무 – 짙푸른 색의 물감 터치를 그라데이션으로 나타낸 게 차가운 느낌을 많이 주네요. 가로방향으로는 일정간격으로 여백을 줬는데, 많은 ECM 앨범들이 그랬듯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막연히 밝거나 상쾌하거나 발랄한 느낌을 주지는 않을겁니다. 이 앨범의 마지막곡을 생각하면 조금 더 색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데, 일단 그것은 마지막곡 리뷰와 함께 뒤로 제쳐두겠습니다.
베이시스트 Jorge Roeder 와 드러머 Ofri Nehemya 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베이시스트는 저도 좀 찾아봐야 하지만 재즈드럼 유망주인 Ofri Nehemya 는 예전부터 유튜브로 찾아보고 눈독들였는데 이 앨범에 참여했더군요. 그래서 이 앨범을 골라 리뷰해봤습니다.
Shai Maestro의 창의력과 음악성이 어떤 것인지 아주 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거의 모든 곡에서 창의력이 낭비되지 않았고, 매번 신선함도 돋보여서 좋았습니다. 다른 연주자와의 인터플레이도 굉장히 좋았고, 솔로 피아노 곡들에서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온 앨범으로는 거의 처음이라 그런지 과거의 참여했던 앨범과는 음악성의 방향이 확 다른데, 이 앨범이 Shai Maestro를 대표한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네요. 다른 리뷰들이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최근 ECM 수작들 중 하나 인 듯 합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 I knew we would be searching for the air in the music and for the magic of the moment rather than a perfect execution of the written material. That correlates with my process over the last few years very much…” 라 써놓았는데, 정말로 그렇습니다. 이 앨범의 trio 곡 하나와 마지막 곡을 리뷰해봅니다.
- The Dream Thief
첫 도입부부터 흥미롭습니다. 직관적인 멜로디와 비직관적인 어프로치들을 거의 동등한 빈도로 출연시켜서 차갑고 느리지만 빈틈없게 곡을 이끌어나갑니다. 그러면서도 베이스가 꽤 적극적으로 나와서 인터플레이면에서도 좋은 사운드가 나옵니다. 중반부로 들어오면서 6박의 꽤 빠른 리듬의 드럼을 배경으로 베이스 & 피아노의 인터플레이가 엄청나게 튀어나오는데, 공연하는 장면을 상상만해도 흥미로울 지경이네요. 짜임새 있는 즉흥연주가 나와서 생각없이 듣기에도, 생각하며 듣기에도 정말 좋은 곡입니다.
- What Else Needs To Happen?
이 곡은 2012년 Sandy Hook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양들을 기억하고, 이런 총기난사 사건이 만연해지고있는 사회를 안타까워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이제서야 앨범커버의 나무들이 왜 말라있고 그것들이 흐려지는지 알 것 같은 대목입니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오바마의 연설은 그 사건과 관련된 연설이고, 제목의 “What else needs to happen?” 역시 그 흐름으로 해석하면 충분할 듯 하네요. 그만큼 쓸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4박자의 발라드풍으로 잘 나타낸 곡입니다. 생각해보면 The Dream Thief도 그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본 곡을 마지막으로 넣은 의도를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이 곡을 듣고 나머지 곡을 다시 듣게 만드는 힘은 있는 것 같네요.
좋은 앨범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느낌의 옳고 그름과 구체적/추상적인 것과는 별개로, 앨범의 컨텐츠(제목, 커버, 곡의 구성 등)가 고루 충실해야 할 겁니다. 그렇기만 한다면 앨범에서 표현하고자하는 아티스트의 의도를 다루는 게 가치있어지는 것일텐데, 이번 앨범은 그런 의도를 다루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앨범의 색채감이 뚜렷했고, 나타내고자 했던 의도와 컨텐츠들의 당위성이 좋아서 꽤 생각해봄직한 문학작품을 읽은 느낌이 듭니다. 아주 좋은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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