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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제, 김율희, 정수욱, 서수진, 최소리 의 앨범 Near East Quartet (발매: 2018년 8월 31일, Web: https://www.facebook.com/neareastquartet/)을 리뷰해 봅니다. 네이버 뮤직에서 스트리밍으로 들었습니다.

앨범커버는 무채색계열의 동양미 느껴지는 커버입니다. 앨범 제목으로 쓴 빨간색에 대해서는 일차적인 해석이 어렵지만, 나무의 그림자와 동양의 섬유 질감나는 배경이 (바닥인지 창인지 문인지 모르겠지만) 동양미가 느껴지게 하네요. 그러나 Near East quartet 의 이름으로 공연정보를 접할때 마다 궁금했던 것은 “왜 Near East 인지?” 인데 , 지리상의 Near East와는 이 음악들이 거리가 멀고, 아마 “재즈와 동양음악을 섞어놓았으나, 동양의 것에 훨씬 가까운” 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여백이 많고 한국의 소리(e.g., 우리나라 음악 장르로서의 소리를 말합니다)에서 쓰인 그 독특한 즉흥기반의 음악이 많이 반영되어있습니다. 그렇지만 하필이면 Near East라는 표현이 지리 명칭과 같아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겠네요.
소리에 기반한 앨범입니다. 어딘가에선 재즈도 아니고 국악도 아닌 새로운 음악의 탄생이라는 말까지 하지만, 재즈악기를 이용한 한국음악이라고 표현해야 제대로일 것 같네요. 즉흥성 외에도 소리와 같은 음악에 다른 특징이 더 있다면, 우리나라 음악엔 기본 박자를 세는 마디 위에 더 큰 마디같은 개념이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느리게 듣기도 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저도 전통음악을 더 공부해 봐야 알겠지만, 소리와 같은 음악을 들어만 봐도 바로 나오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소리엔, 아주 긴 호흡으로 소리 혹은 악기로 의사전달을 하고, 그 디테일에 여백과 음을 길게 두어 진동의 유무를 몸으로 느껴버리게 하는 식으로 힘을 실어줍니다. 설득력도 몰입감도 여기에서 나오는 듯 합니다. 명상음악으로 생각하면 그 특징을 굉장히 쉽게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를 아주 잘 활용한 앨범입니다. 특유의 긴 호흡과 진동이 재즈 악기로도 아주 잘 나타나서 시도 자체도 훌륭하지만 음악성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괜찮은 점이라면, 한국음악에서 활용한 즉흑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재즈에서의 즉흥성과 무엇이 다르다고 아주 또렷이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지만, 분명 그 즉흥을 하는 방식에 다른점이 있다고 봅니다.
아래의 유튜브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악기구성에 관해 말하기 전에 말이 길었는데, 일단 들으면 악기 구성에 대한 생각은 뒷전이고 재즈에서 꽤 벗어난 재즈스러운 앨범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네요. 테너색소폰 혹은 베이스 클라리넷, 기타, 드럼, 소리(보컬)의 quartet 입니다.
한국음악 + 재즈라는 퓨전은 여지껏 많은 콜라보가 있었습니다. 한국음악도 한국음악이지만, 아티스트들이 재즈하는 사람들인만큼 혁신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재즈가 태동한 시기부터 여태까지 굉장히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다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 가치있는 발자취들이었고, 이 앨범은 그 흐름을 확실히 이을만한 아주 괜찮은 앨범입니다.
여담으로 여러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먼저 ECM 앨범에 실렸다는 것 자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력으로 만들어낸 ECM 앨범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이는 지나친 애국심에 의한 해석인 것 같고 (아이유씨도 앨범 소개 영상에서 이 말을 꽤 빨리 꺼내네요), 저는 그것보단 ECM이 이 음악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네요. ECM이 최근 들어서는 완전히 클래식한 음악에서 탈피한 앨범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 앨범 또한 그런 앨범 중 좋은 예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본력에 이끌려 ECM이 다른 음악을 내고 있다는 비판도 어디선가 들었는데, 이런 음악을 내놓는 걸 보면 ECM의 철학자체가 완전히 바뀌진 않았다는 걸 뜻하기도 해서 좋은 것 같구요. 최근의 이런 앨범들은, “늘 좋고 의미있는 음악을 녹음하여 들려주는 ECM앨범”에 더하여, “좋은 음악을 찾고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는 ECM” 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ECM으로서는 아주 좋은 행보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전의 Passing of illusion 앨범을 상당히 괜찮은 앨범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앨범이 그보다 더 많이 나은 것 같습니다. 손성제씨의 특유의 음악적 방향이 이와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앨범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앨범이 있다면 일단 사서 들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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