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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의 앨범 Late Fall (Live) 발매: 18년 4월 26일 을 리뷰합니다. 네이버 뮤직 스트리밍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앨범 커버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송영주씨가 중앙에 위치하고, 많은 재즈 앨범이 다루고 있는 색인 검은 색과 무채색으로만 그려냈습니다. 앨범 위에는 아티스트의 이름과 앨범 이름이 나열되어있습니다. 이 앨범커버를 보고 아무도 이 아티스트의 솔로피아노가 리드미컬하거나 그루브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실제로도 이 앨범은 송영주 표 솔로 피아노로만 이루어져있고, 많은 곡의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이를 잘 반영한 커버라고는 생각하는데, 아티스트 이름과 제목만 다른 곳에 배치하고 조금 더 심플한 글씨체로 적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 앨범의 부가적인 특징은, 콘서트를 녹음한 실황앨범이라는 점과 국내에서 솔로 라이브 콘서트를 녹음하여 발매되는 최초의 앨범 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후자에서는 국내에 이런 경우가 없었다는 점에 놀랐네요. 다시 한번 우리나라가 재즈 불모지라는 생각을 굳히게 된 정보였습니다. 여튼 최초라는 점은 언제나 그 의의가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앨범커버가 조금 더 아쉬웠습니다. “송영주” 라는 점도 좋지만 “국내에서 솔로 라이브 콘서트를 녹음하여 발매되는 최초의 앨범” 이라는 걸 살려서 콘서트 중인 장면을 작게 흑백으로 담아내도 좋았을 거란 생각입니다.
솔로 피아노의 구성을 한 앨범은 더러 있었고, 이 연주자들은 모두 연주력의 절정에 있는 사람들이자 자신의 연주 스타일이 확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피아노라는 악기의 장점이라면 한 번에 연주할 수 있는 노트가 많고, 왼손과 오른손이 따로 움직일 수 있어 두 악기를 다루는 듯한 음악을 하는 데에 부담이 없고, 많은 리듬을 소화할 수 있고, 음색이 부담이 적고 (이건 어쩌면 단점입니다), 낼 수 있는 음역대도 굉장히 넓고 (88 key), 때문에 스타일도 다양하고, … 여러 장점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연주자가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한도 끝도 없다는 말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 제대로 연주하기도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재즈에서는 솔로 피아노 한 사람들이라면 키스 자렛이라거나, 빌 에반스 (Alone 앨범을 엄청 좋아합니다), 브래드 멜다우 등 많은 아티스트가 생각이 나네요. 이번 앨범에서 송영주씨 역시 자신의 연주력과 자신의 연주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단 종교적 의미가 들어 있는 제목의 곡은 리뷰에서 제외하겠습니다. 과학도인 제 이해 밖의 영역입니다. 이전 앨범의 곡이었던 Seven years와 신곡인 Reminiscence 를 리뷰하겠습니다.
- Seven years
송영주의 Seven years는 최초로 선보였던건 Tale of a city 앨범에서였습니다. 예전곡이기에 어쩌면 “at the cutting edge”는 아닐 수 있겠네요. 발매당시에 앨범을 구매해서 아직 소장중인데, 저는 이 앨범에서 seven years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듣기에 편한 곡이지만 마냥 어둡거나 마냥 밝지만은 않고, 코드 흐름도 마냥 직관적이라 하긴 그렇고, 멜로디/theme는 정갈하고 솔로도 적절했어서, 듣기 평이한 재즈를 하고 싶다면 이런 컨셉의 음악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도 했었구요. 이 앨범에서의 seven years는은 7박을 기본 박자하긴 하지만, 기존 곡처럼 7박자를 칼같이 유지하지 않고 솔로피아노라는 특성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송영주 스타일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지 않나 싶네요. 아래의 reminiscence도 그렇습니다.
- Reminiscence
신곡이고, 여전히 송영주스러운 곡입니다. seven years 처럼 듣기 평이한 곡이지만, seven years 보다는 좀 더 어두운 느낌의, 이 앨범 커버 같은 느낌을 확 주는 곡인 것 같습니다.
피아노를 잘 활용한 곡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밝은 멜로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드 흐름 내의 트랜지션이라든지 피아노의 (어쩌면 재미없을 수도있는) 음색이 밝고 어두운 면을 매끄럽게 잘 옮겨갈 수 있게 합니다.
곡명을 직역하면, 추억하기, 추억담, 연상하기 이런 단어입니다. 제 마음대로 의미를 부여하자면 추억이라는 것은 늘 미화되긴 하지만, 사실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 추억은 다가올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고, 이미 지나간 것이기 때문에 밝은 기억이라도 마냥 밝게 보거나, 어두운 기억이라도 무작정 어둡게 보거나 할 수 없는 것일 겁니다. 재즈의 즉흥연주들은 다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즉흥 연주하는 것 또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행동임에 틀림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엄청나게 송영주스러운 앨범이었습니다. 5년 전 Tale of a city를 들을 때도 Brown city보다는 무채색의 정갈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했는데, 이번 앨범이 더욱 그러네요. 사실 송영주씨의 콘서트를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데, 이 앨범을 내면서 또 콘서트를 연다고 했던 것을 본 것 같아 기회가 되면 보러 가야하겠습니다. 송영주씨의 앨범을 사 봤던 계기는 전에 “블루노트 뉴욕의 아티스트”라는 칭호가 붙었을 때였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출중한 아티스트들이 외국에서도 활발히 교류하고, 더불어 외국의 아티스트들도 세계 방방곡곡에서 공연을 많이 해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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