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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ls Cline 4 의 앨범 Currents, Constellations (발매: 18년 4월 13일, web: http://www.nelscline.com/nc4/) 을 리뷰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들었으며, 전곡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Youtube)

우선 아티스트 이름과 타이틀, 앨범 커버부터 보겠습니다.
기타리스트인 Nels Cline 을 아시면 짐작할 수 있듯이, Nels Cline이 Julian Lage, Scott Colley, Tom Rainey 와 함께 새로운 밴드인 The Nels Cline 4를 결성하였습니다. 4명이라서 4를 붙인 것 같네요. 이 멤버에 의해, 악기 구성은 베이스와 드럼 하나씩과 기타 둘이 되겠습니다.
앨범 타이틀은 Currents, Constellations 입니다. “흐름”과 “무의미한 점들을 이음으로서 나오는 의미”(이런의미 때문에 별자리로 많이 쓰이는 단어)의 직역이 될 수 있겠는데, 각종 예술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기도 한 만큼 여기엔 수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어 미리 지레짐작하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Constellations 이란 단어를 쓴 만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무언가 의미있는걸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앨범커버 또한 추상적이라, 곡들을 다 들어보고 그 의미를 가늠해 보아야 했습니다. 그림은 추상적이고, 글자배치는 전통 재즈틱하며 (과거의 캐논볼 애덜리의 앨범 something else 같은 느낌을 주는 글씨체와 일렬배치), 글씨색은 blue note 같고, 거부감이 들기보다는 편안함이 들게 하는 색채구성입니다.
이 앨범의 시도들은 아주 듣기 좋습니다. 시도 중 첫번째는 불협화음에 대한 시도입니다. 기타와 같은 현악기들 악기만큼 직관적인 악기들이 없습니다. 줄의 길이를 통해 진동수를 조절하고, 줄을 퉁기는 힘을 통해 음의 세기를 조절하고, 주법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나고, 전자기타의 경우 그 톤까지 조절할 수 있는 막대한 힘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프랫이 없다면 정해진 음계 외의 소리마저 낼 수 있어 사용하기에 따라 기존음악들이 낼 수 있는 자유도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타리스트들이 불협화음을 좋아하고 그 사이에서 의미를 찾아내길 시작한다면, 불협화음과 협화음을 넘나들며 의미를 찾아내길 시작한다면 그 매순간이 이전엔 없던 시도들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시도 중 두번째는 즉흥성에 대한 시도입니다. 기존의 많은 즉흥들은 결국 그 음악의 컨셉이나 음계를 벗어나긴 힘들었습니다. 밴드음악에서 즉흥을 하는 것이란 다른 사람이 미리 이루어놓고 있는 어떤 컨셉 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쏟아부어 더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 앨범은 마치 기타리스트 두 명이서 “정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연주하고, 다른 사람이 따라오길 억지로 요구하는 폭력적인 면까지 있습니다. 물론 아티스트들이 훌륭해서 다 따라가주면서 의미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요. 이 즉흥적인 면은 솔로부분에서만 그렇고, 이 앨범의 모든 곡의 멜로디 부분은 대부분 불협화음의 유니즌입니다.
아무튼 이 앨범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점은 충분히 많았습니다. 위의 앨범 리뷰를 통해 앨범 전체에 대한 사견을 많이 넣었는데, 개별 곡은 짧게 두 곡만 리뷰해 보았습니다. 각각 Furtive 와 Imperfect 10 입니다.
- Furtive
처음부터 드럼의 improvisation (즉흥 연주)로 시작합니다. 30초 쯤 이후로 리듬을 맞춰주기 시작하더니, 바로 기타가 나와선 불협화음으로 마치 뭘 예상하기라도 했냐는 듯이 뒤통수를 때려줍니다.
이 불협화음과 드럼의 라이드 터치(?)는 긴박함을 엄청나게 끌어올려줍니다. 그리고 이 긴박함은 곡의 끝까지 유지됩니다. 쉴 새없이 두 개의 기타가 서로의 불협화음을 만들면서 곳곳에 유니즌이 있기도 하고, 유니즌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구성감이 넘치지도 않으면서 곡을 흐름에 맡겨버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불협화음 자체로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이, 불협화음은 이렇게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곡이었습니다.
실제로 Furtive 는 “은밀한, 은근한, 몰래 살피는 듯한” 느낌의 단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두근거림은 조마조마한 두근거림이고 긴박한 두근거림일테니, 곡의 느낌과 너무나도 잘 맞는 곡명선택이었네요.
- Imperfect 10
이 곡도 처음 시작하자마자 불협화음 천지 인 줄 알았는데, Furtive 보다는 구성감이 있었습니다. 10박의 멜로디 부분은 멜로디 부분의 리듬과 음의 구성 덕분에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긴장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제가 특히 좋아했던 부분은 Julian Lage 의 첫 솔로 부분이었는데, 정해진 박자 안에서 자신만의 솔로를 맞춰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동영상이었습니다. 연주를 하다보면 저런 연주에선 정말 저절로 웃음이 나는데, 그 만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는 밴드가 있고 (즉, 자신의 연주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밴드가 있고) 그 위에서 실제로 자신의 연주를 펼쳐 보이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거운 것입니다.
Imperfect 10 이라는 곡 제목은 그대로 이 곡의 음악적 스펙을 다 드러내고 있습니다. 10박에서 시작해서 10박으로 끝나는데, 처음엔 일부러 세고 있었다가 다시 제목을 보니 Imperfect 10의 10이 틀림없이 10박자에서 따온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곡 목의 Imperfect 는 불협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즌이 엄청나게 많이 보이는 곡입니다. 같은 멜로디를 두 개 이상의 악기가 같은 리듬으로 연주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런 유니즌은 효과적으로 멜로디를 각인시키게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멜로디라고 하더라도 다수의 악기가 이루는 음계가 다르면 화음 자체가 이루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멜로디를 많이 반복하더라도 쉽게 질리지 않게 할 수도 있죠. 게다가 다수의 악기가 음색이 아주 조금이라도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음색의 다름이 주는 신선함도 있습니다. 이런 특이점들 때문에 많은 밴드음악에서 절정에 이르렀을 때 필살기(?)로 유니즌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를 불협으로 이루는 음악은 여태 많이 있기야 했지만 절대 소수입니다. 이 앨범의 다른 시도점이라고 하면 이런걸 꼽을 수도 있겠네요.
사실 이 글을 쓰기 전엔 Julian Lage와 같이 작업한 것을 보고는 이전 Julian Lage 의 앨범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선입견도 있었는데, 한 곡 들어보고는 그 선입견을 바로 날릴 수 있었습니다. 그 선입견은 이전 Julian Lage 의 앨범 덕분이었는데, 뭔가 전통적인 느낌이면서도 약간 색다르길래 “옛것을 사랑하는 미래지향적인 음악이구나” 했다가, 이 앨범을 통해 아예 다 바뀌어버렸네요. 게다가 Julian Lage & Nels Cline 의 듀오를 더 들어보고는 그 선입견에 대해 많이 반성했습니다. 이전 Julian Lage 의 앨범마저도 이런 흐름속에 다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아직도 앨범 커버와 앨범 제목에 대한 것들은 아리송합니다. 어쩌면 청자들에게 그 해석을 넘겨버리는 열린 결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Currents, Constellations 였지만 제게는 자신들이 펼쳐보이고 싶었던 즉흥음악의 어떤 한 단면을 보여준 것 같지, 흐름이라던가 숨겨진 의미를 깨닫게는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런 숨겨진 의미들을 나오게 하려면 ‘지나친 주관적인 해석’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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